설악산 지게꾼으로 일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 씨가 노동 착취 논란 이후 근황을 밝혀 관심을 모았습니다.

최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으로 알려진 임기종 씨(나이 66세)가 출연해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그는 헬기로 물건을 받게 되면서 좀처럼 방문한 일이 없었던 수렴동 대피소를 어느 등산객의 요청으로 모처럼 방문했습니다.
짐을 짊어진 채 산을 오르던 임기종 씨는 등산객들의 인사와 칭찬에 "기분이 흐뭇하다. 칭찬을 해주니까 힘이 나는 것 같이 느껴지고 너무 좋다"며 웃었습니다.
제작진이 "예전에는 몇 kg까지 지고 다녔냐"고 묻자 그는 "120kg~130kg정도 하는 냉장고를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60명 넘는 지게꾼이 활동했던 시절부터, 자신의 몸무게보다 2배 이상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산길을 몇 번이나 오르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민간 휴게소와 상가가 철거되면서 지게꾼을 찾는 사람도 사라졌고, 이제 설악산에 남은 지게꾼은 임기종 씨 한 명뿐입니다.

지난해 그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운반비에 대해 흔들바위까지는 2만원, 비룡포 6000원, 비선대 8000원, 대청봉은 25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방송 후 설악산 지게꾼 노동 착취 논란이 불거졌고, 시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청원인은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일하는 지게꾼이 착취에 가까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를 언급하며 임기종 씨는 "1년 동안 일이 없었다. 하던 일을 못 해서 마음이 속상했다"라며 "흔들바위 2만원, 비룡포 6천원, 비선대 8천원은 20년 전 단가를 얘기한 건데 시청자들이 현재까지도 그 금액을 받는 줄 알고 청와대에 청원을 올려서 오해를 엄청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방송이 그런 쪽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며 "노예를 착취한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일을 시키면 나를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해 쓸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을 그만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거래하고 있던) 절에 핍박도 엄청 들어간 거 같더라. 화살이 그쪽으로 꽂히니까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사실 그게 아닌데. 너무 속상하고 우울증까지 왔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기존 지게 일을 시키던 이들이 '유퀴즈' 방송 후 비난 때문에 일을 맡기지 않아 임기종 씨는 방송 한달 만에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얼마 전 짐을 올려달라는 연락이 오면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6살 때부터 지금까지 50년간 지게 일을 해온 그는 일이 없던 1년간 다른 일도 해봤지만 결국 설악산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지적장애 2급인 아내와 아들 때문이었습니다. 보호시설에 있는 아들과 다 함께 설악산 근처에서 오손도손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임기종 씨는 일이 없는 날에도 설악산에 오른다면서 "올라오면 혹시나 일해 달라고 연락이 올 수도 있어서 앉아있다. 집에 있으면 천불이 난다. 현장에 나와 앉아서 기다리는 게 마음이 편하다"라며 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부심 갖고 일하시던데 방송 한번 잘못 나와서 평생 하던 일 못하게 될 뻔 했네. 노동착취는 하기 싫은 일을 계속 시키는 게 노동착취 아니냐", "평생 지게꾼 일만 해서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모르고 다시 지게꾼 일로 돌아간 것 같다. 안타깝다", "지게꾼으로 일하는 힘 절반만 써도 물류센터에서 몇 배는 받을 거다. 그래도 본인이 산 타는 게 즐거워서 하는 거라면 그게 맞는 거긴 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