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을 확인하며 빈번한 '지각'을 비판해 온 한 유튜브 채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결국 접속 차단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 영상은 앞으로 볼 수 없을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평소 상습 지각으로 논란을 빚어온 윤석열 대통령의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또 지각?".. ‘윤석열 지각체크’ 유튜브, 방심위 ‘접속차단’

지난 2023년 1월 8일 방심위는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부터 대통령 집무실까지의 출근길을 올린 한 유튜버의 영상 37건에 대해 접속 차단을 의결했습니다.
해당 유튜브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기자가 운영하는 채널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을 한 공식 이유는 대통령경호처의 요청 때문입니다.
앞서 경호처는 "해당 영상이 대통령 동선을 상시적, 반복적으로 촬영해 국내외에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며 심의를 요청했습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해당 채널이 대통령의 동선을 상시적, 반복적으로 촬영·게시하고 있어 유튜브의 특성상 경호 활동의 구체적 사실이 공연히 국내·외에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상황"이라며 "이동로의 구체적 위치, 경호업무 수행 인원에 대한 정보 등이 적국 및 경호 위해 세력 등에게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심각한 위해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참석한 황 위원은 "보통 작전장교한테도 대통령 동선은 직전에 하달이 된다"며 "대통령 정보뿐 아니라 국군 통수권자이기 때문에 군사기밀에도 해당이 되고 기록으로 공개돼서 남는 문제도 있다. 동선하고 일정이 공개되는 건 그 자체로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윤성옥 의원은 "대통령 근무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영상에서 대통령 행렬이라고 공개된 도로에서 언급하는 부분은 굉장히 짧게 등장한다"며 "(영상이) 국가 기밀인지도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1년여 전 올려진 콘텐츠도 있는데 이제 와서 대통령 동선이라 하면서 규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문제없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애시당초 공도로 출퇴근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지 ㅋㅋㅋ", "도청은 괜찮고 지각체큰 보안", "대통령 지각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관공서든 지각을 90% 가까이하면 해고 되지않나?", "모든 세상이 대통령을 위해 막고 , 조사하고, 누르고, 지멋대로 하고 있네" 라며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 아침 출근 거의 매일 지각.. "지각률 87.5%"

윤석열 대통령의 불성실한 근태는 취임 초기부터 논란이었습니다.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하던 시절 그는 항상 늦게 출근하고 칼퇴근하는 모습을 보여 여론의 빈축을 산 바 있었습니다.
지난 2023년 1월, 시민언론 더탐사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매일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현장 취재와 CCTV 등을 통해 점검한 결과 오전에 특별한 일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매일 지각했다"라며 "12월 12일부터 1월 11일까지 한 달 동안 오전 9시 넘어 출근한 날은 16일이며, 20분 넘게 지각한 날도 5일이나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에 출근한 날 16일 중 14일을 지각했다는 것으로, 그의 지각률은 87.5%에 달합니다.

공무원의 업무시작은 오전 9시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9시 이전에 온 날은 지난 4일과 9일 단 두 차례뿐입니다. 지난 5일에는 오전 9시 59분에 도착해 거의 1시간을 늦었습니다.
더탐사 취재진이 기준으로 삼은 출근 시각은 용산 대통령실 게이트 통과 기준인 만큼, 실제 집무실로 들어가 업무를 시작하는 시각은 더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탐사는 "청와대에 대통령이 근무하던 시기인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당시에도 출근과 퇴근 관련 기사가 다수 확인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엔 출퇴근을 제대로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던 기사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순방중에도 멈추지 않는 상습 지각?

더탐사는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에게 문자를 보내어 '윤석열 대통령의 잦은 지각과 관련해 대통령실 입장이 무엇인가' '20분 이상 지각을 할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었나'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해외 순방 중에도 행사에 늦게 참석해 빈축을 산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특히 영국 여왕 장례식에 지각해 조문이 불발됐고, G20 야간 행사에 늦게 참석한 장면이 행사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고 짚었습니다.
강진구 기자는 "상습적인 지각도 지각이지만, 모든 공직자의 규범이 되어야할 대통령 스스로가 공직기강이 해이해져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며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니까 매번 반복하는 것"이라고 직격 했습니다.
지각 논란 공방으로 얼룩진 세계엑스포 프레젠테이션

심지어 지난해 6월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2030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각을 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2030 엑스포 유치 성공이냐 실패냐, 분수령이 될 4차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우리 한국의 경쟁 상대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와 전통의 문화강국 이탈리아로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연설이 끝난 후 대한민국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야 할 윤석열 대통령이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타나질 않으니 진행자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관계자들도 웅성거리는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비쳤습니다.
주최 측 진행자는 2분 정도 시간을 끌다가 더 시간을 끌기 어려워지자 그냥 한국 측 오프닝 영상을 상영했습니다.

영상이 나가는 도중에 윤석열이 입장하면서 사우디 관계자들과 악수 등 인사를 나누는데, 주요 발표자이면서 늦었음에도 여유만만하게 입장했습니다. 이로 인해 상영되던 오프닝 영상을 중도에 끊게 되었습니다.
늦었으면 최소한 뛰어 오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던 윤 대통령은 느릿느릿 연단에 걸어 올라갔습니다. 해당 영상은 다른 진보 유튜브 채널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져 나갔고, 그로 인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각을 하는 대형사고를 쳤다는 논란으로 번져갔습니다.
대통령실 "尹 '부산엑스포 PT 지각' 사실 아냐" 해명

한편, 대통령실은 지각했다는 보도에 대해 "현장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설명에 따르면 무대 우측에 앉아 BIE 측 사회자가 사우디의 PT가 끝난 뒤 "다음 대표단 발표에 앞서 몇 분간 기다려 달라"는 안내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장내는 자리를 정리하는 사우디 측 인사와 행사장 내부로 들어서는 우리 측 관계자들로 분주했는데 윤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이 행사장에 들어와 사우디 측과 인사를 나누던 순간, 무대 전면 스크린에 부산엑스포 홍보 오프닝 영상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BIE 측 사회자와 관계자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아직 시작해선 안 된다는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회자는 잠시 뒤 "제가 신호를 주기 전에 영상이 시작됐다"며 "지금 한국 대표단이 입장하고 있다"고 장내에 안내 방송을 했습니다. 그는 한국 대표단이 모두 착석한 뒤에야 "2030 부산엑스포 PT를 시작한다"며 알렸고 앞서 일부 방송이 됐던 부산엑스포 홍보 오프닝 영상은 다시 한번 상영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연사들은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대기실에서 사우디 측의 PT까지 봤다"며 지각 의혹이 가짜 뉴스라고 했습니다. 또 "(영상을 상영하는) BIE 측 기술감독이 사인을 잘못 내렸고 사회자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영상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본지에도 직접 전화를 하여 현장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각을 하지 않았고 현장에 있었으며 단지 사인 미스로 인해 늦게 무대에 올라 지각을 한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본 기자가 혹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이 있는지 물었으나 아직 그 영상은 받은 것이 없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에도 평소 윤석열 대통령은 상습 지각으로 논란이 되어 왔기 때문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